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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를 더듬는 손은 누구 것인가요?

쉬우면서도 어려운 질문입니다. 우선 그 손은 효신의 것입니다. 문제는 그게 어느 효신의 것인가, 그 의미는 무엇인가입니다.

이 영화에는 두 명의 효신이 나옵니다. 하나는 박예진이 연기한 열일곱 살의 효신이고 다른 하나는 그 효신 앞에 나타나는 어린 시절의 효신이지요. 원래 각본에는 어린 효신이 민아를 더듬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최종 편집 때 어린 효신 장면이 다 잘려나가 버리고 말았어요. 그렇다면 이 손은 누구 것일까요? 현재 효신을 연기한 박예진의 손? 아니면 어린 효신을 연기한 임예진의 손?

다음은 의미입니다. 이 장면은 세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화가 난 효신의 유령이 직접 민아를 공격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해석은 문제가 많습니다. 우선 효신은 민아에게 화를 낼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둘째로 이 장면은 성난 유령의 폭행으로 보기엔 지나치게 에로틱하고 덜 공격적입니다.

두 번째는 모든 것이 민아의 죄책감이 불러일으킨 환상이라는 것입니다. 민아는 일기장을 훔쳐봤다는 것에 심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민아의 환상은 일종의 자기 처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효신보다는 동기가 더 강하지요.

세 번째는 효신의 영이 '빙의'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민아는 일종의 무당인 셈이지요.

두 번째와 세 번째의 설은 보어의 상보성 이론에서 그런 것처럼 양립할 수 있습니다. 초자연현상을 어떻게 보느냐의 관점차이지요.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닙니다. 민아를 만지는 손이 어린 효신의 손인가, 현재 효신의 손인가에 따라 내용의 차이가 있습니다. 현재 효신의 것이라면 우리는 직접적인 '빙의' 과정이나 무의식적인 자학을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효신의 것이라면 우리는 '빙의'의 결과를 보고 있습니다. 민아는 효신이 살아있었을 때 체험한 환상을 느끼는 것일테니까요.

나중에 민규동 감독님이 이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을 보내주셨습니다.

"민아를 더듬는 손 연기는 어린 효신(아역 배우 임예진)의 손입니다. 어린 효신의 설정은 효신이가 죽으면 어떤 모습으로 하루를 살아갈까를 생각한 끝에 나온 겁니다. 죽은 사람은 보통 죽기 직전의 모습으로 나타나죠. 그런 컨벤션을 깨고 싶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의 모습이 죽었을 때의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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