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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어떤 장면들이 잘렸나요?

정확한 답은 두 감독분께 직접 들어야하겠지요. 하지만 인터뷰를 읽다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이 빠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유감스럽게도 인터뷰 내용이 애매모호해서 정확한 해석이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요.

"시은이 간직한 죽음의 기억은 중학교 때 친구가 육교 위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그때부터 시은이에게 난청 증상이 나타난다. [민규동/키노]"

"또 한 친구는 어릴 적, 첫 생리를 성당에서 하게 되는데 그날 이후 홀로 남겨져 아무도 자기를 챙겨주지 않아서 담벼락 밑에 혼자서 있는데, 그날 자기에게 얘기를 건네던 한 꼬마 친구가 자기에게 사랑한다면 죽음도 함께 해줄 수 있냐는 말을 던지고 호수에 빠져 죽는다. 성장에 관련된 특이한 기억을 가지고 성장한, 자신은 이미 어렸을 때 죽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라온 한 아이이다. 이 아이와 시은이가 만나서 같이 죽음을 결심하게 되는 굉장히 긴 역사가 있는데, 영화에서 그 부분은 거의 빠지고 학교에서의 회상만 남았다. [민규동/키노]"

"네 개의 이야기 중 후반부는 한 아이가 자살하면서 학교가 한낮의 공포에 휩싸이게 되는 부분이다. 그날 따라 그 아이는, '하루가 왜 이다지도 길고 지루하지'라고 느끼며 그냥 자살한다. 이후 다른 아이들은 그냥 물건이 떨어져도 무서워하고 이에서 피만 나와도 무서워하는, 귀신이 전혀 등장하지 않고도 아이들이 자기 암시로 만들어내는 괴담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그게 작업하면서 또 많이 없어졌다. [김태용/키노]"

학교는 더 이상 성장하기에도, 살아가기에도 적당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아이, 학교가는 것이 이롭지 못한 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처음에는 귀신이 없고 대신 어린 시절의 효신이 나타난다. 즉, 죽은 후의 모습이 죽기 바로 직전의 모습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한 순간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어린 효신이가 나타나서 일기장을 보는 민아를 괴롭히고, 효신이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민아에게 전한다는 방식을 택했다. [민규동/키노]"

"자기가 바라보는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삶이 결코 획득하고 싶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힘든 고등학교 시절을 거쳐서 자격증을 딴다는 것이 그 애에게는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애에게는 어릴 적부터 성장에 대한 욕구가 없어왔다. 그것을 대신하는 것이 시은이와의 관계이다. 그러나 그 관계가 안 좋아질 때마다 어릴 적 환영이 나타나서 자신을 괴롭힌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시은과 갈등이 생긴다. [민규동/키노]"

"원래 일기 속 세계에서는 성장과 사랑이, 현실 속에서는 커뮤니케이션과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괴담이 양대 모티브였다. 왜 한 친구가 자살한 날, 물병이 떨어지면 왠지 무섭고 전깃불이 깜박여도 죽은 애랑 연관짓지 않나. 그렇게 그날 하루가 아이들 스스로 괴담을 만들어가는 과정처럼 보였으면 했다. 죽은 애를 다시 불러내지 않고 현실인 듯 환상인 듯 줄타기하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는데 도중에 시나리오가 압축됐다. 효신의 유년기를 보여 주는 성장 코드가 축소된 대신 사랑의 비중이 커졌고, 효신이의 혼도 재림하게 됐다. [김태용/씨네21]"

공식 홈페이지에서 민규동 감독은 편집 때 잘려나간 부분에 대한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날 오전 쉬는 시간에 효신이는 학교로 찾아온 빚쟁이와 교감에게 아버지가 있는 곳을 말하라는 문초를 당합니다. 효신이가 조퇴를 요구하는 작은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빚쟁이에 대한 수다는 시은이 짝과 앞의 두 명의 날라리들의 대화에서 보입니다.

이 식당씬을 자세히보면 똥냄새 운운하는 지원이의 젓가락에 매달린 제육의 크기가 달라지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지원이는 촬영 도중 그걸 먹어버린 것 같군요. 그래서 다음 컷 촬영때는 훨씬 커진 걸 들고 있습니다. 연안이는 포도와 오이를 먹고 있죠. 포도의 양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의 거북 소녀는 이 삼총사의 옆 테이블에서 여전히 혼자 밥을 먹고 있군요. 이 식당의 창문 오른쪽 바깥이 효신이가 떨어져 죽은 자리입니다.

그 다음씬 사육장에서 벌청소하며 지원이와 연안이가 효신과 시은에 대해 떠들 때, 지원이와 연안의 저 뒤편으로 시은과 효신이 손 잡고 체육관/수영장 쪽으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둘은 유유자적하게 마지막 데이트를 즐기고 있군요. 효신이가 맨 가방으로 확인할 수 있죠. 어디로 갈지를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사육장 안에서 삼총사를 찍을 때 촬영감독님은 박스 속에 숨어서 몸을 가리고 렌즈만 쏙 내밀고 촬영을 했습니다. 사슴이 화나면 5미터씩 뛰어다닌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굉장히 긴장하고 찍었습니다.

지원이가 문을 열어놓고 나온 사이 사슴은 우리를 탈출해서 교정 안으로 들어가는데 삼총사는 이 사슴을 쫓아 복도를 뛰어다닙니다. 사슴은 비틀거리고 미끄러지며 복도를 걸어다닙니다. 교실에 가 있기도 하고 체육관을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가만이 서서 민아를 노려보기도 합니다. 순간 사슴이 효신이로 보이기도 합니다. 편집에서 다 드러났군요.

민아가 지원, 연안보다 신체검사에서 늦게 들어왔을 때 지원이가 "어떻게 됐어?"라고 묻죠 민아는 그게 아니라…라면서 말을 돌립니다. 사실은 사슴을 쫓다가 지친 삼총사 중에 민아가 담임에게 말하고 오겠다고 떠났고 겁먹은 두 명은 먼저 신체검사장에 온 거죠. 담임에게 말하러 갔다가 중앙홀에서 시은 효신을 발견한 민아는 옥상에 올라가서 시은 효신의 재회를 목격합니다."

"생물 선생님은 효신의 죽음 이후 태로를 싹 바꿔서 고형석 선생님에게 도덕성을 상실한 채 열린 교육만 강조하던 비현실적인 전교조 선생이라고 비난합니다. 잠긴 문 앞에서 지원이가 생물 선생님에게 더욱 감정이 안 좋았던 이유는 고형석을 비난하는 대자보 사건 현장에서 선생님을 변호하는 낙서를 하다가 생물에게 잡혀서 다시 격돌을 벌이다가 교감에게 격한 추궁을 받으며 궁지에 몰리는 고형석을 목격하기 때문입니다."

"민아는 효신의 죽음 이후 일기를 읽어가면서 문득문득 소녀(어린 효신)의 환상을 목격하는데 효신의 기억이 민아에게 전이되는 고통을 겪게 됩니다. '효신의 영이 빙의된다'는 설정이었습니다. 즉, 민아는 생전의 효신이처럼 변해갑니다. 삭제된 분량의 상당 부분은 이 민아의 변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운동장에서 시은의 땀을 닦아주는 민아의 스틸컷이 그 삭제된 내용중의 한 장면입니다."

"민아가 체육관으로 뛰어들어가게 된 건 효신의 유혹인데 효신이는 아마 자신의 진혼곡으로 쓰이는 시은 효신의 제의의 곡 키리에 엘레이손을 들려주고 싶었나 봅니다. 그 노래 가락에서 힌트를 얻는 민아는 음악실로 달려가죠. (약병 흔들며 시은과 텔레파시를 주고 받을 때 효신이가 혼자 쳤던 곡이죠. 효신 작사 작곡이라는 설정이었습니다) 민아로 하여금 피아노 속의 아트웍을 발견하게 해주고 싶었나 봅니다. 일기를 주은 대가로 민아는 시은 효신에게 깊숙이 관여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거죠.

피아노 속의 사진에는 어린 효신(배우 이름 임예진)의 사진이 많이 있습니다. 약병을 잡으려는 민아의 손 바로 밑에서 가장 크게 보입니다. 가운데 하트 모양 속에는 많은 글들이 쓰여 있습니다. (뭐라고 써 있을까요?)

시은이가 체육관에 혼자 누워 있을 때, 머리맡에 보이는 악보는 키리에 엘레이손의 노래가 담긴 효신이의 악보 파일에서 떨어진 악보입니다.

편집에서 사라진 부분인데, 아이들은 효신이의 악보에 적힌 이 가사를 읽고 두려움에 떱니다. "첫째날 한 아이가 죽는다. 아마도...." 프롤로그에 읽혀지던 그 가사 전부가 쓰여 있죠.

체육관에서 연습하는 중창단 아이들은 효신의 악보에 적힌 음울한 시들과 찢겨진 일기장(시은이가 효신의 일기를 찢어서 던졌을 때의 한 장)이 난데없이 나타나 아이들을 공포로 몰고 갑니다.

반주가 잘 안되자, 효신이를 그리워하는 아이도 나타나고 이런 상황은 연안이를 더욱더 신경질나게 부채질합니다. 효신이가 나타날 것 같다는 두려움을 속삭일 때 천둥이 치기도 하고 연안이는 소리를 지르며 효신의 악보를 빼앗아 찢어버리고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연안이는 잠깐 체육관에 들렀던 민아를 발견하고 쫓아가지만 그만 놓치고 맙니다. 대신 교실로 뛰어가 민아 가방을 뒤지지만 일기는 찾지 못하고 괜히 민아가 보던 만화책(세븐틴 락)을 찢어버립니다."

그리고 시놉시스와 스틸 사진을 보면 다음과 같은 장면들이 잘렸음을 알게 됩니다.

동복 교복을 입은 효신과 정체 불명의 소녀가 교실에 함께 있는 장면

효신과 시은이 한 욕조에서 목욕하는 장면 (어머나, 어머니나!)

이 밖에도 영화에 안나오는 많은 장면들이 10월 5일자 각본에 있습니다. 그 중 98퍼센트가 찍혔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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