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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00년 1월 6일

공동연출로 더 짜임새 있어진 '공포' -여고괴담 2

-감독 김태용·민규동-

공포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이 작품은 한국영화사에 남을 영화다. 국내 최초의 장편 극영화 공동연출 작품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공포영화의 영역을 넓힌 젊고 창의적인 영화' '극과 극의 충돌로 발전된 하나를 지향한 수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때 개봉, 20만여명(서울 개봉관 기준)이 관람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김태용(30)·민규동(29) 감독이 그 주인공. 이들은 영화의 구성부터 시나리오·연출·편집까지 함께 작업했다. 김감독은 "하나하나 합의점을 찾느라 많은 시간이 요구됐다"며 "수없이 토론한 뒤 촬영은 속전속결로 끝냈다"고 말했다. 민감독은 "저희들의 토론에 스태프까지 가담, 이야기가 길어질 때가 많았다"며 "시간에 쫓길 때에는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을 따랐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제작사(시네 2000)로부터 공동연출을 제의받은 건 지난해 2월. 두 감독은 장편영화로 데뷔할 생각이 없는 데다 속편 연출이 달갑지 않아 처음에는 제의를 거절했다. 그런데 뜻밖의 선물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1주일여 고민하고 토론한 끝에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다. 젊음을 무기로 실험정신을 발휘, 신선한 스타일로 맛있는 공포영화를 만들어보자는 데 의견일치를 본 것이다.

97년 부산단편영화제 작품·관객·매스컴상 수상작 [열일곱], 98년 밴쿠버국제영화제 초청작 [창백한 푸른 점] 등 단편영화를 공동연출하는 등 4년여 호흡을 맞춰 자신감을 갖고 달려들었다. 3월부터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취재하고 한 여고 연극부와 워크숍을 하면서 시나리오작업에 들어갔다. 4월말 초고를 탈고, 7월말 촬영에 들어갈 때까지 수십차례 수정작업을 거쳤다. 서울의 한 여고에서 여름방학 동안 촬영했다. 이후 주말을 이용해 보충촬영을 했고 10월에는 교실장면을 세트에서 찍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시나리오 작업, 장소 헌팅, 캐스팅은 시작에 불과했죠. 하루에 1시간 정도 자고 촬영하는 등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도 많았어요. 감독이 이렇게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하고 순발력을 요구하는 직업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두 감독은 "특히 장르에 충실하면서 장르를 파괴하는 점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괴담의 특성을 살리면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 게 여간 힘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감독은 "전편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속편의 운명 때문에 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다"며 "피·비명·가해자와 피해자·복수 등 공포의 원형에서 벗어난 새로운 공포영화로서 부분적으로 관객과의 게임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민감독은 "무서움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다소 낯설게 보일 수도 있다"며 "우리나라 특유의 폐쇄성이 낳은 여고의 웃음과 눈물, 애정과 분노, 삶과 죽음의 조화를 꾀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김감독은 연세대 정외과, 민감독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 각각 독립 프로덕션 서울텔레콤과 광고대행사 엘지에드에서 활동하다 한국영화아카데미(13기)에서 함께 연출수업을 쌓았다. [여고괴담…] 관객들과 호흡을 같이 한 뒤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이들은 다음 작품도 공동연출할 계획이다.

배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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